2013년 08월 18일 (일) 12:04:47 전빛이라 기자 bitira1020@gmail.com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 및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농식품부는 내달 11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개정안을 마련해 하반기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농안법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중도매업 명의대여자에 대한 제한 및 행정처분이 우선적으로 들어가 있다. 중도매업 명의를 대여해 임대료를 불법 징수하는 등의 부담이 농산물 가격에 전가되고, 허가받은 자와 영업자가 달라 도매시장 거래질서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몇 년 전 도매시장법인 경매사가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주거래 중도매인의 명의를 이용해 제3의 상인에게 물건을 판매하고 허위판매원표를 작성한 사건이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의 경매비리 수사로 밝혀졌던 만큼 잘못된 관행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로 비친다.
중도매인간 거래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졌다. 소매점은 중도매인에 다양한 품목의 공급을 요청하지만, 중도매인이 여러 품목을 취급하기 어려워 도매시장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도매인간의 담합을 우려, 허용 범위는 전년도 중도매인 거래액의 20%이하로 제한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도매시장 평가 일원화에 대한 내용도 실렸다. 개설자평가와 중앙평가가 통합해 객관성을 제고, 신뢰성을 확보하고 피평가자의 업무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목적이다.
그러나 도매시장법인을 제외한 유통 관계자들은 공영도매시장인만큼 공적인 부분에 대한 강화를 위해서는 개설자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법률 개정안에는 이 외에 출하농수산물의 안전성 검사 주체 확대에 대한 내용도 들어갔다.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도매시장법인의 경매사 기준 개선 ▲정가·수의매매를 전제로 도매시장법인의 매수집하 허용 ▲도매시장법인의 겸영사업범위 확대 ▲행정처분의 근거 법조문 명확화가 실렸다.
이 가운데서는 도매시장법인의 겸영사업범위 확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도매시장법인이 중도매인의 업무까지 하게 되면 중도매인들의 사업영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도매인들도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개정안이 마련될 때까지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